이강인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커리어 두 번째 우승이다. 하지만 첫 번째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왔다.
PSG는 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 슈퍼컵 ‘트로페 데 샹피온’에서 툴루즈를 2-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트로페 데 샹피온’은 프랑스 리그앙 우승팀과 컵대회 우승팀이 격돌하는 단판전이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정상을 차지한 PSG와 컵대회 우승컵을 가져간 툴루즈가 이날 경기서 맞붙었다.
경기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선제골이자 결승 득점을 기록했고 경기 후 슈퍼컵에서 발표한 최우수선수(MOM)에도 선정됐다. 당초 이강인은 슈퍼컵을 위해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안컵 차출도 미뤘다.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12월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도 이강인은 프랑스에 남았다. PSG에게 우승컵을 안기기 위해서였다.
우승 후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은 “프랑스 슈퍼컵을 가져오고 싶었다. 경기 전부터 우승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난 항상 팀을 도우려고 했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뛴 게 너무 많은 도움이 됐다. 동료들에게 많은 걸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 전부터 승리하고 싶었다. 우승해 기쁘고 이날을 즐기고 싶다. 항상 팀을 도우려고 하고 열심히 훈련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선수들로부터 배우려고고 한다. PSG에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PSG는 이강인의 활약 속에 12번째 슈퍼컵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슈퍼컵 최다 우승이다.
이강인은 이날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이 존재감을 뽐냈다. 시작 3분 만에 PSG의 선제골이 이강인 발끝에서 나왔다. 우스만 뎀벨레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이강인에게 크로스했다. 이강인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의 올 시즌 3호골이자 PSG의 2024년 첫 득점이었다.
PSG는 이강인의 선제골로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다. 툴루즈가 간헐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파리 생제르맹을 흔들었지만 골키퍼 돈나룸마 선방이 빛났다. PSG는 3분 만에 득점 패턴처럼 툴루즈 측면을 공략해 흔들었다. 유효슈팅은 아니어도 툴루즈 간담을 충분히 서늘하게 할 장면이었다. PSG는 높은 볼 점유율로 툴루즈를 압박했다.
이강인은 허리에서 왕성한 활동량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화력을 지원했다. 바르콜라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으며 툴루즈 진영에 파고 들었다. 측면을 꾸준히 허물면서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했다.
풀백 하키미와 호흡도 좋았다. 하키미가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툴루즈 진영을 공략하면 한 칸 아래에서 내려 받아 슈팅 준비를 했다. 하키미 패스가 이강인 발끝에 걸리는 모양이었지만 아쉽게 살짝 빗나가며 슈팅까진 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PSG 공격 전반에 영향력을 보였다. 이번엔 미드필더 동료 비티냐와 합작이었다. 비티냐가 크로스를 올리자 가슴 트래핑으로 볼을 잡아내 툴루즈를 긴장하게 했고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조준했다.
이어 이강인은 세트피스로 PSG 공격에 날개를 달았다. 후반전에도 음바페, 하키미 등과 호흡하며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마르코 아센시오, 랜달 콜로 무아니, 베랄두를 투입하며 그라운드에 변화를 줘도 이강인은 끝까지 뛰게 했다.
이날 이강인은 풀타임을 뛰며 PSG 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엔 프랑스 슈퍼컵이 선정한 대회 최우수선수에도 뽑히며 영광을 더했다. PSG 이적 5개월 만에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이강인은 지난 2018-19시즌 발렌시아 소속으로 발렌시아에서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엔 주전급 선수가 아니었다. 이번엔 PSG 주전을 넘어 팀 전력에 핵심이다. 본인이 직접 결승골을 넣으며 PSG 우승을 이끌었다.
패스 성공률 96%(26/27)를 자랑하는 등 세부 지표도 완벽에 가까웠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풋 메르카토’는 “PSG는 프랑스 슈퍼컵에서 이강인의 득점으로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올 시즌 이강인이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프랑스 매체 ‘겟프렌치풋볼’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강인은 놀라운 바이시클킥으로 툴루즈에 부담을 줬다. 시즌 초반 떨어졌던 경기력과 비교하면 정반대 경기력이다. 아시안컵을 위해 한국 대표팀 합류하는데 직전까지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PSG 만능 미드필더”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