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국을 ‘치유의 분열’과 ‘통합’을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틀 만에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개’라고 부르며 특유의 독설을 다시 내뱉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일 자신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 상원의원과의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첫 유세에서 “그들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으며, 첫 번째는 그들의 후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과 함께 3대 경합주로 불리는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에서 열린 유세에서 “펠로시는 바이든을 개처럼 대했다”며 “그는 빈대처럼 정신이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펠로시 전 의장이 오랜 정치적 동지인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다며 경질을 거론했다는 보도를 언급한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을 치유해야 한다”며 “나는 절반이 아니지만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총격 사건 이후 내용을 정화했다고 밝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에는 평소와 달리 단결을 강조하고 정적들에 대한 막말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펠로시 전 의장을 모욕하는 발언은 단순한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이틀’의 문제였습니다. 그는 또 다시 ‘괴로운 바이든’이라는 표현을 꺼내며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안 중 하나로 꼽히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끔찍한 주지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수락 연설 때처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적대국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하며 “김정은과 잘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핵무기 제조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에게 “다른 일을 하는 게 어때요”, “좀 쉬세요”, “나랑 야구 경기 보러 가자”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뉴욕 양키스나 미시간 야구리그 개막전을 함께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끔찍했다. 민주주의를 위해 총에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전당대회에서 총에 맞은 오른쪽 귀에 달았던 흰 붕대를 풀고 살구색 작은 붕대를 들고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