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을 넣은 조규성이 A매치 정규시간에서 가장 늦게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3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피파랭킹 56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한국은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4-0 완파하고 온 호주와 8강에서 격돌한다. 경기장엔 관중 42,389명이 찾아왔다.
비난을 받던 조규성이 영웅이 됐다. 조규성은 조별리그 내내 기회를 받았음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좋지 못한 결정력과 경기력으로 선 넘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벤치에서 시작한 조규성은 한국이 0-1로 끌려갈 때 교체로 나왔다. 별다른 활약이 없다 극장골을 넣으면서 연장전, 승부차기 경기를 끌고 갔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와 깔끔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리의 발판을 다졌다.
조규성을 두고 황인범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자랑스럽다. 너무 너무 대견하고 정말 멋있었다. 내가 만약 규성이처럼 공격수였다면 정말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해줬다는 게 동생이지만 정말 대견하고 멋있다. 많은 팬분들도 규성이의 필요성을 오늘 느꼈을 것 같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 팀이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흐뭇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1일 훈련 인터뷰에서 “조규성에게 선발로 나가지 않더라도 교체 투입돼서 득점할 거라고 얘기했다. 나도 스트라이커였다. 우리는 골이 있어야 살 수 있고, 골이 있어야 숨 쉴 수 있다. 나도 골을 넣고 싶어서 죽을 정도였다. 축구화를 벗은 지금도 득점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조규성이 어려운 순간에 들어와서 득점을 해줬다. 선수들은 지나간 일을 빨리 잊어야 한다. 스트라이커는 더더욱 그렇다. 놓친 찬스는 잊고 다음 찬스에서 득점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조규성은 어제 경기에서 좋은 골을 넣었다. 호주전에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조규성이 넣은 득점은 한국 A매치 역사상 가장 늦게 나온 골이다. 지난 2013년 6월 베이루트에서 열린 레바논전에서 김치우가 후반 추가시간 7분에 골을 넣었는데 후반 추가시간 9분에 골을 기록한 조규성은 가장 늦은 득점에 성공했다. 기준은 전후반 90분, 즉 정규시간 기록이다. 연장전까지 보면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일본전에서 황재원이 연장전 후반 15분(119분 51초)에 터뜨린 2:2 동점골이다.
조규성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겨서 기분은 당연히 좋은데 일단 더 일단 찬스도 더 잘 살릴 수 있고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았어도 됐는데 그 점이 좀 많이 아쉬운 것 같다. 솔직히 좋기보다는 그냥 여태까지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서 막 엄청 좋아하지는 못했던 것 같고 그냥 “이제 한 골이 들어갔네” 약간 이런 생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